사색을 위해 떠나는 산책

2014. 5. 24. 00:22

새벽이다. 이불을 덮고 자던 선비는 눈을 슬며시 뜬다. 졸린 기운은 없어 뵌다.


문을 드르륵 열고 인나 안개가 끼고 축축한 들판을 지그시 쳐다보고 햇빛을 찾는다.

그러고 몇 분을 넓고 넓게 깔린 긴 논밭을 길게 본다. 

다 봤는지 옆에 있던 밀짚모를 눌러 쓰고 대문을 작게 열곤 천천히 길을 걷는다.

뒷모습은 평온 그자체. 온갖 맛좋은 음식이 셋팅되어 있고 시간과 양은 넉넉한 식탁이 내 앞에 있는 거와 같이, 서두룰 필요없이 이 시간  현재가 선비의 것이다. 욕심 낼 필요도 걱정을 할 필요도 서두룰 필요가 전혀 없다 선비는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천천히 걸으며 이 여유로움과 해방감 자유로움에서 생성되는 행복감을 선비는 너무나도 잘 흐느끼고 있다.


지나온 일들, 옛 벗들, 그 때의 그 사건들과 그 인물들, 그들과의 대화들, 그 때의 그 여인, 그 때 보았던 그것

천천히 되새김질 해댄다.


"아름답구나, 미쳐 되감지 못했던 일들이 이렇게 아름다웠던것들이였는데 잊고 살았었구나"


선비는 계속해서 걷는다. 맛있는 음식들이 놓인 식탁에서 오랫동안 앉아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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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과 만남 그리고 헤어짐.

2013. 12. 7. 13:39

세계 제일의 공항 인천국제공항 1층에 가보면 입국장이 있다.  그곳에선 수많은 이별과 만남이 공존한다.

 

서로를 꼭 껴안고 울면서 반가움을 표출해내는 연인들. 해외출장을 다녀오신 아버지를 껴안고 건강을 묻는 가족들

유학을 다녀온 딸을 꼭 껴안고 잘다녀와서 고맙다며 웃음 짓는 어머니. 해외에서 선물을 사오신 삼촌에게 달려들어 안기면서 반가움을 표시하는 작은 꼬마아이

 

모든 만남하나하나들이 나에게 감동적인 감정들을 만들어내준다.

 

이들은 헤어질때까지 행복한 만남을 계속 이어 나갈 것이다.

심지어는 헤어질때 조차 행복한 감정을 이어나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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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정심

2013. 11. 7. 22:04

칭찬을 받았다고 해서 너무 우쭐해하거나 좋아하지말고 흘려 보내라

한순간의 자책과 실수로 겉잡을수 없게  되버릴 수 도 있다.


꾸중을 들었다고 해서 그것을 붙잡지 말고 흘려 보내라.

버릴것은 버리고 받아 드릴건 곰곰히 생각해내어 거름으로 일구자


그렇기 위해선 강인한 平靜心이 필요로 하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눈을 감고 평정을 유지하자


그렇다면 고요한 길이 보이고 그 길을 눈으로 보며 걸어 갈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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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르 드니의 아름다운직업

2013. 11. 6. 20:23

아웃사이더에게도 휴식과 은퇴를 - 아름다운 직업을 보고

 

 

인류에게 있어서 폭력은 존재 하지 않았던 적이 거의 없다. 필요악인진 몰라도 전투를 목적으로 일을 하는 직업도 있다.

바로 용병군인들이다. 그들의 세계와 시선을 다룬 영화들도 많은데 그 중 하나로 아름다운 직업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내가 아는 군인 주인공을 다룬 영화들은 대부분 자신의 생명으로 조국을 위해 나서면서도 자신의 생명을 걸고 남의 생명을 빼앗는 다는 윤리의식의 충돌과 스트레스, 폭력의 대상이 자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 제대 후 외상후스트레스를 겪는 이야기들을 다룬 영화 들이 많이 있었다.

 

디어헌터, 스톱로스, 블랙호크다운, 허트로커, 지옥의 묵시록, 브라더스 등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폭력이 일어나는 현장에서 겪었던 느낌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뒤 끝없이 고통받는 모습들을 보여 준다.

 

이 영화 역시 군인을 다룬 영화이지만 위에 나열한 영화들처럼 전쟁을 겪는 내용은 아니다.

본국인 프랑스와 멀리 떨어진 지부티에서 프랑스를 비롯한 각국의 청년들이 용병으로 지원한 프랑스 최고의 용병부대인 외인부대의 훈련모습들과 주인공 게루의 독백과 생각들을 나열 해준다.

 

영화는 주인공 게루의 이러한 독백으로 시작된다. “ 전역 준위 게루, 삶의 부적응자, 사회 부적격자 자신을 이런식으로 설명한다.

마치 프랑스의 도시를 피해 지부티의 훈련소로 찾아온 사람인 듯 한 어투이다.

이러한 게루의 싸늘하고 절제된 감정들은 훈련병들을 교련 시키면서 잘 나타나게 된다.

게루에겐 존경하는 상관이 있다. 브루노라는 군인이고 출세에 대한 욕망이나 과욕과 탐욕없은 군인이라고 한다. 그 선배가 지금의 군인인 게루를 만들어 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훈련소에는 상탕이라는 뛰어난 훈련병이 있다. 어린 만큼이나 마음도 여려 실수를 범한 동기생을 감싸고 도와주려 하지만 게루의 차가운 마음은 이를 봐주지 않는다.

사회로부터 완전히 배척된 게루가 보기엔 상탕이라는 인물은 이곳 아웃사이더가 머무는 지부티의 훈련소보다는 사회가 어울린다고 판단 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 부분에서 게루는 상탕이 어린 시절 아웃사이더의 세계에 발을 내 딛으려 하는 자기의 모습을 닮아보였는지도 모르겠다. 브루노,게루,상탕 게루는 상탕이 자신처럼 변해버리는게 싫었는지 그렇게 게루는 상탕을 내치게 되고 상탕을 아웃사이더의 영역에 발을 내딛지 못하게 하게 만들곤 결국엔 인사이더가 되고 싶지 않아 제발로 아웃사이더가 된 게루는 그렇게 아웃사이더로서의 은퇴를 하게 된다.

 

영화에서 지부티 원주민들이 밤에 춤추는 장면들이 화려한 색감들과 이국적이면서 신이나는 댄스곡들이 흘러나오면 많은 장면들이 연출 되었었다.

이 곳에서 게루는 평안함을 느끼고 고독함을 곱씹는 생활을 했었다.

 

끝의 엔딩에서 어둡고 아무도 없는 조명아래에서 담배를 피며 홀로 춤을 추는 게루의 모습은 지난날 아웃사이더로 시작하여 지금 인사이더로 새 시작하려는 암시를 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전쟁을 직접적으로 경험하진 않지만 자갈과 모래, 바닷바람이 드센 먼 타국땅에서 전투기술을 익히기 위한 훈련을 받는 젊은 사내들에겐 위에 나열한 영화들의 주인공 군인들이 마지막에 느낀 고통들을 조금씩 쌓여 가는 듯 보이며 게루와 같이 감정이 상실되어감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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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동네

2013. 11. 6. 12:07

 







 

우리집은 망했습니다.

아빠와 엄마가 싸우는 소리를 들어보니

할아버지가 보증이라는 것을 잘못쓰셨다는 것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곳 달동네로 이사를 오게되었습니다.

항상 해맑은 형은 꼭대기에 있는 우리집까지 웃으며 짐을 나릅니다.

형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대학에서 공부를 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학교를 쉬곤 내일부터 일을 나간다고 합니다.

 

 

저 집이 이제부터 우리가 살 집입니다. 먼저 집보다 허름하고 부실해보이지만 살기엔 지장은 없어보입니다. 먼저살던 집주인은 얼마전에 돈을 많이 모아 서울로 이사를 갔다고 합니다. 우리 가족도 이제부터 돈을 많이 벌어 예전에 살던 곳으로 다시 이사를 갈지도 모릅니다.

 

우리 가족 말고도 다른 가족도 오늘 이사를 오나 봅니다. 앞으로 저 집 아이들과 즐겁게

지낼수 있을거같아 정말로 다행입니다.

 

철없는 여동생 민희입니다.

서울에서 왔기 때문에 이곳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동생은 이곳이 낯설지도 않고 그냥 아무 생각이 없나봅니다. 민희는 서울에서 한 파마가 풀릴즈음 이곳이 싫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지금은 자기를 좋아해주는 친구들이 많아서 마냥 좋은가 봅니다.

 

오늘도 엄마는 저녁을 먹게 나가서 할아버지를 모시고 오시랍니다.

나는 어김없이 돌무더기로 뛰어갑니다. 할아버지는 그곳에서 깊은 생각에 잠겨 계십니다.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나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좀더 똑똑했더라면 할아버지께 위로의 말을 건냈을텐데 그렇지 못하고 밥먹으러 가자는 말밖에 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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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버스 정류장에서

2013. 11. 6. 02:52

나는 31살의 청년이다. 지금은 서울에 입원해 계신 어머니를 대신해  시골집에서 가져다달라고 부탁하신 물건을 가지러 이곳에 와있다.

물건을 챙기고 고속버스를 타러 시내로 나가기위해 정류장에서 혼자 버스를 기다리는 중이다.
아프신 어머니 걱정에 다른 것들은 눈에도 들어오지 않는다. 오직 어머니 생각뿐이다.
이때 멀리서 사람 한명이 보인다. 하늘색 블라우스에다 그 위에 파란색 가디건을 입고 챙이 긴 하얀색 모자를 쓰고 있는 소녀가 보인다.
 이곳에 사는 것 처럼 보이는 꼬마아이가 쭈삣쭈삣 내게 다가와서 무언갈 말하려고 하다 다시 되돌아간다. 이러기를 몇번이고 반복한다.
나도 평소 같은 기분 이였으면 꼬마아이에게 먼저 말을 건냇겠지만 지금은 그럴 기분이 아니다.
아이를 신경쓰지 않고  나는 다시 묵묵히 깊은 생각에 빠진다. 어머니가 세상에 안계실 그 다음을 말이다.
어느샌가 아까 보이던 꼬마는 온데간데 없이 보이지 않는다 . 그러다 몇분 후에 꼬마아이는 직접 길에서 꺽은듯해 보이는 안개꽃,맨드라미 따위의 어설픈 잡초들을 한손에 쥐고 내게 다가와 수줍게 말을 건다.
"저기.. 저어 아저씨, 동전 몇 개 좀 주실수 있으세요 ? 만약 주신 다면 이 꽃들을 드릴게요"
나는 이런 순수한 아이를 처음 만나게 되어 놀라우면서도 당황스러웠지만 한편으론 귀찮아 질까봐 그냥 천원짜리 한장을 주곤 꽃은 받지 않겠다고 하였다.
소녀는 내가 준 천원을 받아들곤 내 바로 옆 자리에 앉았다.
그리곤 고개를 푹쉬이고 땅에 닿지 않는 두다리를 허공에서 번갈아가며 휘저으며 혼자서 작은 소리로 혼잣말을 해댄다.
나는 하던 걱정을 잠시 접고 귀를 귀울이며 들어본다.
"얘 꼬마야 혼자서 뭐하니 ?"
소녀는 내 말을 들었지만 대답이 없다.
아이는 꽃을 당연히 받아줄거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그렇지 안았기에 적잔이 실망한 눈치였다,
"꼬마야 내가 이 꽃을 받아도 되겠니?" 내가 조심스레 말을 하니 소녀가 바로 꽃들을 내게 내밀며 웃어주었다.
"나는 아직 초등학생이라 요금을 육백원만 내면되요 천원까진 필요가 없어요"
"그럼 너가 거스름돈을 받고 내게 다시 주면 되지 않겠니?"
"하지만 저는 손이 작아서 동전들을 두손으로 잡지 않으면 떨어뜨릴까 불안해해요 그런데 아저씨가 내 꽃을 받지 않아서 한손으로 어떻게 동전을 쥐고 있을까 걱정 이었어요" 소녀 하얀이를 내보이며 맑에 웃는다.

소녀는 한손에 꽃을 들곤 작은 손으로 동전 몇개들을 쥐고 흔들리는 버스를 타다 동전을 떨어뜨릴까봐 걱정을 했던 모양이다.
이번엔 소녀가 내게 묻는다.
"아저씨는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계셨어요?"
순간 흠칫했다. 나는 이미 이 소녀에게 마음이 열린것 같은데.내가 가장 소중히 아끼고 생각하는 것을 과연 이 순수하지만 처음 만나는 소녀에게 말해줄수 있을까 그래도 이 소녀에게 만큼은 괜찮겠다고 생각해서 뜸을 들인뒤 말해주기로 했다.
"으음.사실 아저씨의 엄마는 매우 아프셔서 병원에 누워계신단다. 엄마가 옛날 사진들을 보고 싶어 하셔서 엄마집에서 사진집을 가지고 갈려는 중인데. 엄마 걱정을 하고 있었단다."

소녀는 아까완 달리 내 말을 듣곤 웃지 않고 진지하다. 슬픈 표정이 조금조금씩 묻어나오는 듯 하다.
 "슬프네요, 아저씨네 엄마가 빨리 낫기를 기도 할거예요. 버스가 올 동안 사진 좀 봐도 될까요?" 소녀가 힘내라는 듯이 웃으며 내 걱정을 덜어주려 노력하는게 보이는게 참 귀엽고 그런 소녀가 고마웠다.
소녀와 나는 버스를 기다리며 앨범의 첫 장을 펼쳤다.
사진 속에는 내가 어렸을적 이 소녀처럼 엄마와 함께 꽃을 들고 해맑게 웃고 있었다.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나와는 달리 지금 나는 울상을 지으며 울음을 터뜨리기 일보직전이다.
왜 엄마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간직하지 못했었나 후회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오늘 여기 이 시골버스정류장에서 이 소녀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내 후회는 더 나이들어 하게 됬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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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장이

2013. 11. 6. 02:51
오늘도 시간은 흐른다 째깍쨰깍 내 주변엔 온통 시계뿐이다. 전자시계부터 손목시계 금시계 모래시계 등등.
그냥 앉아서 시간을 흘려보낼뿐이다. 시곗바늘들은 바쁘게 움직이지만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
단지 앉아 손님이 오기 만을 기다릴뿐. 
창문밖 사람들을 응시한다. 그때 검은 흑발에 붉은 립스틱의 한 여인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온다. 내게로 온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 이 시계 고칠수 있어요?"
Dh.SH 라고 써져 있는 회중시계는 딱봐도 관리가 안되어있는 고급 은시계이다.

"잠시만요 좀 살펴보죠"
내가 그녀에게 말을 했다.

그녀는 초록 가죽장갑을 뺴려는 순간 시간이 멈춘다.
 
"시계는 문제가 없네요 단지 건전지가 다했을뿐이예요"
나는 시계장이다. 내가 시계를 고치려 건들때마다 이 시곗방의 시간들은 멈춘다.  그녀역시 멈춘다.  그녀의 긴 머리카락 동공, 침 ,땀 들마저 멈춘다. 하지만 시계들은 잘도 간다.

"그럼 그걸로 됬어요 시계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그럼 이만"

그녀는 아주 쓸쓸하고 외로워 보였다.

그녀가 나가고 나는 다시 혼자가 되어 의자에 앉았다. 이 넓디 넓은 공간에서 나는 시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있다.
그녀가 궁금하다. 새롭다. 알고싶다. 하지만 나는 시계장이일뿐 그녀의 마음을 멈출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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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들이 사는 삶

2013. 11. 6. 02:49

사색, 만년필, 너구리

제목 : 우리네들이 사는 삶

장르 : 드라마

주제 : 행복을 갈망하는 인간들의 욕망의 끝은 어디 까지인가. 혹은 지난날과 오늘날을 비교해보면 어떤가.

김진규 - 어렸을때 공부는 못했지만 항상 웃으며 착실했다. 현재는 채소장사를 하며 살아간다.

김홍규 - 김진규의 친동생 공부를 곧잘하고 여린 마음을 가졌었다. 하지만 현재는 조직의 보스의 바로 밑에서 일하고 있다.

중년의 남자인 김홍규는 어두운 분위기의 바에서 와인을 즐기고 있다. 그의 손가락마디에는 아직 불이 붙지 않는 담배가 들여있고 그는 연륜이 깊어보이는 싸구려 만년필을 만지작거린다.

그때 깔끔하고 현대적인 양복으로 멋을낸 모습의 젊은 사내가 그에게로 다가온다.

남자는 사내의 모습을 보곤 눈을 질끈 감으며 질색한다.

“홍규 형님, 큰형님께서 한구장으로 모시랍니다.” 양복을 입은 사내가 말했다.

홍규는 몇 초뒤 눈을 번쩍 뜨고선 잔에 남아있던 와인을 모두 들이마셔버린다. 일어서선 손에 들고있던 만년필을 젊은 사내의 양복주머니에 넣어준다.

“내가 예전에 말이야 이 만년필 하나 얻을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었어. 근데 지금와서 보면 아무 필요도 목적도 상실한 그냥 필기도구하나야”

홍규는 말을 끈낸뒤 뒷짐을 쥐곤 바를 나간다.

젊은 사내는 거울로 수트에 꼳힌 만년필을 바라본다. 마음에 들지 않는지 빼서 바지주머니로 밀어 놓고선 바를 나온다.

홍규는 목적지가 죽으러 가는 것이라고 알고있는 것 처럼 기분이 좋지 못하다. 불안해하면서도 떨린다. 그의 다리는 무거우면서도 후들거린다. 그런 다리로 차까지 용케도가 몸을 실은다 그러나 그는 상대방에게 살려달라 애원할것같진 않다.  

차에탄 홍규는 강남의 불빛들을 보며 형과 함께 했었던 어린시절을 떠올려본다.

“김기사 내 부탁좀 하나 들어줄수 있나 ?”

홍규가 수트의 사내에게 슬며시 말을건다 .

“무엇입니까?”사내는 계속 앞을 보며 운전해가며 답한다.

“다름이 아니라 큰형님을 뵈러가기 전에 우리 친형좀 먼저 보고 갔음 좋겠는데 말이지”

“안됩니다”

“내가 자네에게 마지막으로 부탁하는 걸세”

“한구장으로 가는 길하고 같으니까 들려가는겁니다”

사내가 뜸을 들인뒤 대답한다.

“고맙네”

어느덧 고급승용차는 퇴근하려 정리중인 시장으로 차를 댄다.

홍규는 트럭으로 짐을 나르는 그의 형에게 다가간다. 홍규는 쭈삣해야며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그냥 서있을뿐이다.

진규는 그런 동생을 발견하곤 반갑게 웃는다.

“홍규구나 , 홍규가 여기 까지 무슨 일이야”  

형이 반겨주지만 홍규는 여전히 말이 없다.

이 둘은 편의점 앞으로 장소를 옮겨 소주를 마신다.

어색하진 않지만 적적하게 소주만 퍼마실뿐이다. 이 조용하고 고요함속에서 둘은 말하고 있진 않지만 서로가 무엇을 얘기하려는지는 둘다 알수있는것같다.

“형 나는 왜 이 모양이 된걸까?” 홍규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러게 내가 엄마랑 같이 배추장사나 하며 재밌게 살자고 그랬잖아”

“내가 어떻게 시시하게 배추나 팔며 살겠어. 그런건 내 스타일이 아니지 아 물론 형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어” 웃으며 농담을 한다. 둘다 크게 웃는다.

“형 형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고서 만년필 사달라고 엄마한테 조르던 때 기억나 ?, 내가 한수 만년필 빼서서 형한테 선물이라고 해서 받쳤잖아. 그때 한수놈한테 존나게 쳐맞아서 지금도 만년필만 보면 치가 떨리더라 아후”

상규는 웃지않고 술만 들이킨다.

“나는 만년필을 받고 기뻐할 모습을 생각하면서 꾹참으며 맞았어. 그러다가 한수놈이 더러운 독종새끼 라고는 그냥 가더라 바보같은 새끼 누가 지 물건을 대놓고 가져가는데 그러고 말아?”

“홍규야 너무 늦었다. 집에 들어가야지”

“근데 형도 나보고 강도새끼라며 욕했잖아. 왜 그랬어 형!” 홍규가 울며 소리친다.

“아빠가 산에서 잡아온 너구리도 그래 나는 키우자 그러고 형은 잡아먹자 그러고 그래서 내가 결국엔 잡아먹을려고 너구리 죽였을때도 그래. 와 나만 가지고 그랬어 형.”

“홍규야 형이 미안해 이 형이 다 나만 생각해서 그렇다. 미안해” 진규는 눈웃음을 지으며 홍규의 말도 안되는 넋두리를 옹호해준다.

“이번 일도 그래. 내가 형네 가족 잘살게 해준다고 큰형님 뒤치기 한다고 할때 더 크게 말렸어야지 이번 일만 잘 마무리되면 나도 형처럼 착하게 살려고 했는데 .. 나도 형처럼 바보 처럼 살고 싶었어. 근데 나는 다른쪽으로 바보 였었나봐” 홍규는 진규를 붙잡고 엎어져서 펑펑 운다.

진규는 홍규의 등에 손을 얻곤 미안하다는 말만 계속해서 되풀이 해줄뿐이다.

작품 설명 . 홍규는 자기 조직의 보스를 정리하고 최고로 군림하려다가 실패하게 된다.

            그 상황을 형에게 핑계식으로 말함으로써 위로를 받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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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의 내가 과거 사진을 보고 든 생각

2013. 11. 6. 02:34

 



 



세상 모든것들이 그런듯하다 아니 사람이라는 것이 그렇듯이 생각을 한다 사물을 보고 인지한 뒤 생각해보는데, 사진 또한 비슷한 것 같다 시각으로 바로 보여지는 물질로써 기억해내고 상상해보는데 이 사진 두 장을 보고 유추해보고 상상해봤다 나와 직접적인 관계는 전혀 없지만 생각은 그냥 저렇로 해진다.

 사진기를 다룰줄 아는 몇안되는 외국인 사진가는 낯설고 신비롭고 드문 조선의 사람들을 찍은거 뿐이고 수년을 지나서 한국인인 나는 그 당시 사진들 두장을 본다.


배경은 나라가 위태위태 흔들흔들흔들거리는 구한말 같아뵌다. 한복을 기품나게 차려입어 위엄이 이는 새신랑과 수줍듯이 옆에하는 새신부의 앞날에는 어떠한 고난들과 억압들이 닥칠지 오늘날에 나는 티비속 드라마 보듯이 흘러나간다. 사진을 찍었었던 당사자들이야 앞으로 나라가 일본에게 먹혀 없어질지 청에게 먹힐지 생각이나 했었을까 그냥 아들딸 나아서 천자문이나 가르치고 시부모님들 봉양하며 살고싶었을터인데 참 그렇다.


둘째사진은 근대식 제복 차림을 한 늙은 장군과 그의 아들과 손주들과 함께 한 사진이다.
늙은 장군은 그가 섬기는 군주와 나라만큼이나 볼품없고 보잘 것없고 낡았다. 모자를 쓴 손주들은 사진기가 무엇인지나 알고 또라져라 처다보는지 모르겠다 위와 같이 자기들으 앞날이 어떨진 모를테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저들을 바라볼때 어떠한 일들이 일어날진 어느정도 유추하고 가늠해볼수있다.

지금의 우리네들도 항상 일어나는 일들 중에 저장된 기억들이 미래로가서 뒤돌아보면 저때 큰일이 일어나기전에 미리알아챗더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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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 그녀

2013. 11. 6. 02:13



오늘도 동녘 창문밑에 머리를 두고 자는 나는 햇살이 내 눈을 건드리며 잠을 깨워준다.


'오늘은 꼭 퇴근 하면서 커튼을 사야지'

그렇게 속으로 해놓곤 아침에 처음 맞는 햇살이 썩 나쁘진 않다

씻고 밥을 차려먹고 출근을 한다.

출근길. 옆집사는 커튼가게 아가씨가 내게 또 인사를 할것이다.
그녀는 갈색 긴생머리에 파란스웨터를 자주 입곤 귀여운 얼굴이지만 슬픈 인상을 띄고 있다. 하얀얼굴에 화장없이 맑고 청아하다.
그녀를 보는 1초 하나하나를 기억하고 싶다. 저장해서 간직하고 싶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라는 인삿말에 더 붙는 문구도 없다 그냥 단지 인사가 다일 뿐이다.
누가 언제 처음으로 서로에게 인사를 먼저 했는진 나도 모르겠다. 언젠지도 모르게 그녀는 내 옆집에 이사와 살고있었다. 
그래도 소심한 내가 먼저 인사했을리는 없고 정확하진 않지만 그녀가 내게 먼저 인사를 건넷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정말 그 아가씨를 처음 만난 기억이 없네'
언제 부터였나 그냥 인사하고 지내는 사이가 되어있었다.

7시 퇴근을 한다. 특별히 들릴 곳 없이 커튼가게를 지나쳐 집으로 갈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걷다 집앞 커튼가게 까지 오게 되었다.

그리곤 금새 지나쳐 걷고 있다. 그런데 뒤에서 그녀가 날 부른다.

"퇴근 하시나봐요"
"네 집에 가요"
"저도 지금 가게문 닫고 집에 가는데 같이가요. 좀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

인사만 하던 그녀와 처음으로 인사와 다른 대화를 했다. 의아한 요청에 잠시 멀뚱해하던 나는  질문을 던진 그녀에게 빨리 답을 줘야겠단 생각에 
"네"하고 대답하였다.
5분이 흐르고 10분이 걸려 그녀는 커튼가게의 문을 잠그고 내 옆으로와 같이 걷게 되었다.

그리곤 어색하게 침묵이 흘렀다.

'뭐라 먼저 말을 해야하지?. 정말 모르겠다. 이 여자가 옆집살고 커튼가게를 하는 거 말곤 아는게 정말 하나도 없는데'
이러다간 어색한 침묵에 빠져 헤어나올수을 만큼 걷잡기 어려울 것 같아 무슨말이라도 꺼냈다.
 
"오늘은 일찍 가게문을 정리하시네요"
"내일은 쉬는 날이니까요"

그리곤 다시 침묵 서로가 어색한 것도 포기 했는지 더이상 뭐라 말할지 생각조차 하지 않는 듯 싶었다.
어느덧 각자의 집까지 도착을 했곤 짧은 헤어지는 인사를 주고 받곤 집으로 들어왔다.

텅빈 집안 오늘 따라 내 집이 어색하다. 오히려 말없이 그녀와 걸었던 길이 친숙하고 익숙했다. 처음 만난 사람이라서 어색했지만 편안했던 느낌이었다.

다음날 점심 누군가의 방해 없이 주말늦잠을 실컷잤다. 깨어나보니 집안이 환하지 않고 어두컴컴하다. 냉장고문을 열어 간단하게 식사를 하곤 티비를 보러 거실로 간다. 그때 내방의 창문을 보니 커튼이 쳐저있다. 누군가가 내방에 들어왔었다.
그때 누군가 대문을 두드린다. 나가보니 어제 그 옆집 아가씨다

"계세요 ~?"

잠시 고민과 걱정과 혼란이 닥친다.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몹시 심란하다. 

이내 조용하다. 갔나보다. 하지만 왜인지 몰라도 내 손은 문고리에 언혀있고 문을 열고야 말았다.
"휴일이라 방금 일어나서요 .. "

"아네."

자기 집으로 들어가려던 그녀가 내게 뜸들이며 말한다.

"저 . 혹시 죄송한데 형광등 좀 갈아 주실 있으세요 ?"
거절할수가 없다.

그녀의 집에 처음으로 들어와 본다 . 그녀의 방문이 열려져있다. 창문엔 아까 내방에 누군가 설치해준 커튼과 똑같다. 순간 잠시 잊었던 소름이 다시 돈다. 혈액순환도 잘되지않고 공기가 무거워진다.

"여기 의자.."

정신 바짝차리고 경계하면서 빨리 갈아주고 나와야 겠다.

의자가 낯이 익다. 시계또한 탁자 . 이불 뭐 하나하나가 내겐 익숙했다. 
' 왜 그렇지 ?' 

의자를 밟고 올라가 형광등을 간다. 다섯번의 시도에도 되지 않는다.

그녀가 부엌에 간다. 그 사이 형광등이 부셔질만큼 급하고 막무가내로 껴맞추려 애쓴다. 더 잘 되지 않는 듯하다.

"잘 안되나봐요 ? 음료 좀 드시며 하세요"

"아네 감사합니다. 금방되요"

그리곤 몇번의 시도를 더 해보지만 맞지 않는다. 머쓱해하며 의자에서 내려와 탁자위에 놓인 음료수를 건네 마신다. 쟁반, 컵  또한 내겐 또 익숙하다. 이 여자의 거의 모든것이 내게 처음이 아닌듯하다.

그런데 갑자기 여자가 일어나 의자에 올라가선 몇번의 시도 끝에 형광등을 갈아 껴놓는다.

"됬다!"

'뭐지 이 여자 이렇게 능숙하게 잘끼면서 나는 왜 부른거지?'

당황해하는 나에게 여자가 진정하라는 눈빛을 지으며 천천히 내 앞 의자에 앉는다.

"많이 당황하시고 놀라신거 저도 잘 알아요 제가 해드릴 말이 있어요. 현수씨 방에 커튼 친거 저 맞아요"

깜짝놀라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 소리쳤다,
"당신 누구야!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아 뭐하는 사람이야"

"진정해요. 사실을 말해드릴게요. 현수씨 기억잃기전에 나랑 같이 이 집에서 함께 살았었어요 우리 둘이 사랑했었어요. 기억을 되찾아 주고 싶어요"

"내가요?"

"현수씨는 남자가 되서 형광등도 하나 못간다고 내가 자주 놀리고 그랬어요."
그녀가 울먹인다. 

그녀는 내게 소중했었다. 내가 다치기전 내 1초 하나하나가 그녀의 것이였다. 지금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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