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동네

2013. 11. 6. 12:07

 







 

우리집은 망했습니다.

아빠와 엄마가 싸우는 소리를 들어보니

할아버지가 보증이라는 것을 잘못쓰셨다는 것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곳 달동네로 이사를 오게되었습니다.

항상 해맑은 형은 꼭대기에 있는 우리집까지 웃으며 짐을 나릅니다.

형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대학에서 공부를 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학교를 쉬곤 내일부터 일을 나간다고 합니다.

 

 

저 집이 이제부터 우리가 살 집입니다. 먼저 집보다 허름하고 부실해보이지만 살기엔 지장은 없어보입니다. 먼저살던 집주인은 얼마전에 돈을 많이 모아 서울로 이사를 갔다고 합니다. 우리 가족도 이제부터 돈을 많이 벌어 예전에 살던 곳으로 다시 이사를 갈지도 모릅니다.

 

우리 가족 말고도 다른 가족도 오늘 이사를 오나 봅니다. 앞으로 저 집 아이들과 즐겁게

지낼수 있을거같아 정말로 다행입니다.

 

철없는 여동생 민희입니다.

서울에서 왔기 때문에 이곳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동생은 이곳이 낯설지도 않고 그냥 아무 생각이 없나봅니다. 민희는 서울에서 한 파마가 풀릴즈음 이곳이 싫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지금은 자기를 좋아해주는 친구들이 많아서 마냥 좋은가 봅니다.

 

오늘도 엄마는 저녁을 먹게 나가서 할아버지를 모시고 오시랍니다.

나는 어김없이 돌무더기로 뛰어갑니다. 할아버지는 그곳에서 깊은 생각에 잠겨 계십니다.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나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좀더 똑똑했더라면 할아버지께 위로의 말을 건냈을텐데 그렇지 못하고 밥먹으러 가자는 말밖에 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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