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들이 사는 삶

2013. 11. 6. 02:49

사색, 만년필, 너구리

제목 : 우리네들이 사는 삶

장르 : 드라마

주제 : 행복을 갈망하는 인간들의 욕망의 끝은 어디 까지인가. 혹은 지난날과 오늘날을 비교해보면 어떤가.

김진규 - 어렸을때 공부는 못했지만 항상 웃으며 착실했다. 현재는 채소장사를 하며 살아간다.

김홍규 - 김진규의 친동생 공부를 곧잘하고 여린 마음을 가졌었다. 하지만 현재는 조직의 보스의 바로 밑에서 일하고 있다.

중년의 남자인 김홍규는 어두운 분위기의 바에서 와인을 즐기고 있다. 그의 손가락마디에는 아직 불이 붙지 않는 담배가 들여있고 그는 연륜이 깊어보이는 싸구려 만년필을 만지작거린다.

그때 깔끔하고 현대적인 양복으로 멋을낸 모습의 젊은 사내가 그에게로 다가온다.

남자는 사내의 모습을 보곤 눈을 질끈 감으며 질색한다.

“홍규 형님, 큰형님께서 한구장으로 모시랍니다.” 양복을 입은 사내가 말했다.

홍규는 몇 초뒤 눈을 번쩍 뜨고선 잔에 남아있던 와인을 모두 들이마셔버린다. 일어서선 손에 들고있던 만년필을 젊은 사내의 양복주머니에 넣어준다.

“내가 예전에 말이야 이 만년필 하나 얻을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었어. 근데 지금와서 보면 아무 필요도 목적도 상실한 그냥 필기도구하나야”

홍규는 말을 끈낸뒤 뒷짐을 쥐곤 바를 나간다.

젊은 사내는 거울로 수트에 꼳힌 만년필을 바라본다. 마음에 들지 않는지 빼서 바지주머니로 밀어 놓고선 바를 나온다.

홍규는 목적지가 죽으러 가는 것이라고 알고있는 것 처럼 기분이 좋지 못하다. 불안해하면서도 떨린다. 그의 다리는 무거우면서도 후들거린다. 그런 다리로 차까지 용케도가 몸을 실은다 그러나 그는 상대방에게 살려달라 애원할것같진 않다.  

차에탄 홍규는 강남의 불빛들을 보며 형과 함께 했었던 어린시절을 떠올려본다.

“김기사 내 부탁좀 하나 들어줄수 있나 ?”

홍규가 수트의 사내에게 슬며시 말을건다 .

“무엇입니까?”사내는 계속 앞을 보며 운전해가며 답한다.

“다름이 아니라 큰형님을 뵈러가기 전에 우리 친형좀 먼저 보고 갔음 좋겠는데 말이지”

“안됩니다”

“내가 자네에게 마지막으로 부탁하는 걸세”

“한구장으로 가는 길하고 같으니까 들려가는겁니다”

사내가 뜸을 들인뒤 대답한다.

“고맙네”

어느덧 고급승용차는 퇴근하려 정리중인 시장으로 차를 댄다.

홍규는 트럭으로 짐을 나르는 그의 형에게 다가간다. 홍규는 쭈삣해야며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그냥 서있을뿐이다.

진규는 그런 동생을 발견하곤 반갑게 웃는다.

“홍규구나 , 홍규가 여기 까지 무슨 일이야”  

형이 반겨주지만 홍규는 여전히 말이 없다.

이 둘은 편의점 앞으로 장소를 옮겨 소주를 마신다.

어색하진 않지만 적적하게 소주만 퍼마실뿐이다. 이 조용하고 고요함속에서 둘은 말하고 있진 않지만 서로가 무엇을 얘기하려는지는 둘다 알수있는것같다.

“형 나는 왜 이 모양이 된걸까?” 홍규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러게 내가 엄마랑 같이 배추장사나 하며 재밌게 살자고 그랬잖아”

“내가 어떻게 시시하게 배추나 팔며 살겠어. 그런건 내 스타일이 아니지 아 물론 형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어” 웃으며 농담을 한다. 둘다 크게 웃는다.

“형 형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고서 만년필 사달라고 엄마한테 조르던 때 기억나 ?, 내가 한수 만년필 빼서서 형한테 선물이라고 해서 받쳤잖아. 그때 한수놈한테 존나게 쳐맞아서 지금도 만년필만 보면 치가 떨리더라 아후”

상규는 웃지않고 술만 들이킨다.

“나는 만년필을 받고 기뻐할 모습을 생각하면서 꾹참으며 맞았어. 그러다가 한수놈이 더러운 독종새끼 라고는 그냥 가더라 바보같은 새끼 누가 지 물건을 대놓고 가져가는데 그러고 말아?”

“홍규야 너무 늦었다. 집에 들어가야지”

“근데 형도 나보고 강도새끼라며 욕했잖아. 왜 그랬어 형!” 홍규가 울며 소리친다.

“아빠가 산에서 잡아온 너구리도 그래 나는 키우자 그러고 형은 잡아먹자 그러고 그래서 내가 결국엔 잡아먹을려고 너구리 죽였을때도 그래. 와 나만 가지고 그랬어 형.”

“홍규야 형이 미안해 이 형이 다 나만 생각해서 그렇다. 미안해” 진규는 눈웃음을 지으며 홍규의 말도 안되는 넋두리를 옹호해준다.

“이번 일도 그래. 내가 형네 가족 잘살게 해준다고 큰형님 뒤치기 한다고 할때 더 크게 말렸어야지 이번 일만 잘 마무리되면 나도 형처럼 착하게 살려고 했는데 .. 나도 형처럼 바보 처럼 살고 싶었어. 근데 나는 다른쪽으로 바보 였었나봐” 홍규는 진규를 붙잡고 엎어져서 펑펑 운다.

진규는 홍규의 등에 손을 얻곤 미안하다는 말만 계속해서 되풀이 해줄뿐이다.

작품 설명 . 홍규는 자기 조직의 보스를 정리하고 최고로 군림하려다가 실패하게 된다.

            그 상황을 형에게 핑계식으로 말함으로써 위로를 받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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